에디터노트 #25 - 금융위기야, 어디쯤이니? 귀뜸이라도 주렴
여러분, 주말은 잘 보내셨나요? 저에게는 실로 오랜만에 마스크와 미세먼지 없이 코로 가득 숨쉬는 청명한 주말이었습니다. 반려인과 근처 아파트 단지 곳곳에 피어나는 새싹과 꽃봉우리들을 구경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고, 근처 사우나에서 오랜만에 때빼고 광내고 나니, 하루 지출 금액이 10만원을 훌쩍 넘어가더라고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적절히 배합해 데이트 비용과 생활비를 충당하며 똑부러진 지출관리를 해온 저에게, 요 몇 개월 새 ‘부담’이라는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는 걸 문득 깨달았습니다.
오늘은 다가올지 말지 가늠이 잘 안 되는 금융위기에 대해서 여러 입장을 가진 분들의 이야기를 담아보려 해요. 누군가는 ‘금융위기는 안 온다’고 하고, 누군가는 ‘금융위기는 반드시 온다’는 극과 극의 발언을 하고 있죠. 또 ‘국내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금융위기를 대비해 구매해두어야 할 주식’에 대한 리스트업을 시작했고요.
누군가의 발없는 말들이 천리를 가고 있는데, 대체 우리는 어떤 말을 따라야 할지 고민이죠. 일상 속 행복을 이어가기 위해 우리가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 싣는 순서
1997년과 2008년 금융위기 특징
2023년은 어떻게 되는데? (ㄷㄷ)
금융위기보다는 금융불안, 현명하게 대응해 볼 방법은?
1997년과 2008년도에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덮친 건 모두 알고 있을 겁니다. 특히 1997년 금융위기는 너무도 유명하죠. 나라가 진 빚이 1500억 달러가 넘어가는데, 갖고 있는 외화는 40억 달러도 안 되었기 때문에 1997년 11월에 우리 정부는 국제통화기금 IMF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게 되었죠. 당시 국내 10가구 중 4가구는 실직 또는 부도를 겪는 등 우리 일상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힌 최악의 사태로 기록되는데요. 왜 이런 최악의 상황이 이어진 걸까요?
💡단 하나의 사건이라기 보다, 복합적인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배경
IMF 사태는 승승장구하던 국내 경제 상황에 힘입어 여러 기업들이 문어발식 확장을 이어가며 무리 한 투자를 일삼던 배경과 함께 시작합니다. 종합금융사들은 해외 자금을 빌려 기업에 투자 자금으로 대출을 해주었고, 기업들은 계열사를 마구잡이로 늘려갔습니다. 당시 대기업들의 부채비율은 500%를 넘어섰다고 하네요.
줄도산의 시작
급성장한 몸집에 비해 내구성이 그리 튼튼하지 못했던 대기업들은 연속으로 부도나기 시작했어요. 대표적으로 한신공영, 대농, 진로, 삼미, 한보철강 등 대기업들의 연쇄 부도가 이어졌습니다. 이에 종합금융사들에 단기차입을 해준 외국 금융사들은 빌려준 돈을 급하게 회수하기 시작했죠. 이때 갚아야 했던 금액이 1500억 달러였습니다. 갖고 있던 돈은 40억 달러였기에 국제기구에 도움을 요청해야 했던 것이고요.
금모으기 운동
외환위기가 터진 직후 1998년, 우리 국민들은 자발적으로 일어섰습니다. 너도나도 집에 있는 돌반지와 금두꺼비 등을 쥐고 은행에 찾아간 건데요. 외국 금융사들은 이 모습을 보고 신뢰를 회복했다고 해요. 당시 온 국민이 모은 금은 약 227톤에 달했다고 합니다. 1톤 1000키로그램이니, 그 작고 작은 돌반지와 금메달 등이 모여 22만7천 킬로그램에 달할 정도의 무게를 만들어냈으니, 놀랄만하죠. 이 값은 무려 18억 달러에 달했다고 합니다.
💡2008년은 어땠을까? 투자 광풍, 새로운 상품과 급격한 채무불이행 사태
배경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주된 이유였습니다. 이름도 이상한데요, 역사 흐름을 살펴보면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Tip 서브프라임 모기지? 신용점수가 낮은 저소득층에게 주택 자금을 빌려주는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입니다. 우리말로는 ‘비우량주택담보대출’이라고 하는데, 우리말 같지 않네요. 즉, 신용이든 소득이든 우량하지 않은 고객에게도 주택담보대출을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심 되어요.
1996년에서 2000년까지 발생한 광적 투기, 투매 현상인 닷컴버블과 이라크 전쟁 등을 거치며 미국 연준은 꺼져가는 미국 경제를 다시 살리기 위해 저금리 정책을 이어갑니다. 1999년에 6% 수준이었던 미국 기준금리는 2003년과 2004년에 1% 수준으로 이어졌죠.
금리가 낮아지니 대출이 늘어나고 그로 인해 주택 가격도 마구 오르죠. 주택 가격이 이자율보다 높으니 ‘대출을 못 갚으면 주택을 팔아버리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장 흐름에 힘입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신용불량자에 가까운 사람들에게까지 제공해 집을 사게 만들었는데요.
발단
문제는 금리 인상과 집값이 폭락하는 순간입니다. 2004년 미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합니다. 소득과 신용이 낮았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고객들은 고금리 이자 부담에 시달리게 되죠. 더 나아가 집을 팔아도 대출을 갚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니, 그냥 집을 포기하게 되죠. (거리로 나앉게 됩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줬던 은행들이 줄도산을 하게 됩니다. 이중에는 세계적인 투자은행으로 유명한 리먼 브라더스가 속해 있었고요. 리먼 브라더스는 6000억 달러 이상의 부채를 갚지 못하여 2008년 9월, 미국 연방법원에 파산신청을 합니다. 이를 리먼 사태라고도 하죠.
💡2023년에 다시 떠오른 금융위기설, 진짜 오는거야? 어디쯤이래?
2020년부터 전세계적으로 찾아온 코로나 바이러스와 세계화 종말론, 긴축 재정, 고금리 상황 등이 2023년 현재까지 쭉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SVB사태가 터지면서 세계 경제 중심인 미국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의 전조증상이 드리워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하죠.
Tip SVB사태? 미국 내 16위 규모였던 실리콘밸리은행(SVB)가 2023년 3월 10일에 파산한 사태. 실리콘밸리은행은 저금리 시절에 채권을 많이 사들였는데, 기준금리가 꾸준히 오르자 이미 사들인 기존 채권의 가격이 하락하며 위기감이 조성되자, 대규모 뱅크런으로까지 이어지게 됐어요. 불똥이 튄 중소형 은행에 돈을 맡겨둔 예금자들도 줄이어 예금을 빼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은행이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은행.
🤔Nope! 2008년 때만큼 위기는 아니야, 그냥 금융불안 정도라 하자.
SVB사태는 가볍지 않지. 다만, 미 정부에서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에 예금자 보호 한도를 넘는 예금 전액을 지급 보증하겠다고 밝혔거든. 또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소형 은행 또한 위험에 빠지면 예금주에게 예금 전액을 보장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단 말야!
미 연준도 빅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결국 베이비스텝(0.25%p)을 밟았잖아. 물론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고 밝혔지만, 급격한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은 없어. 3월 인상이 마지막이라 하는 쪽도 있고.
특히 우리나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야. 물론 프로젝트파이낸싱은 위험할 수 있다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세계 경제성장률(-0.073%)에 비해서 한국 경제는 0.8% 성장했단 말이지.
😱아냐, 금융위기가 올 주기란 말이야. 우리나라는 부동산 PF가 문제고.
재닛 옐런 장관 발언 등 예금 전액 보증하겠다는 건 이해하겠어. 하지만 과거와 달리 뱅크런의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다는 게 포인트야. 버블경제를 또다른 버블로 돌려막은 것처럼, 당장의 위험을 막았다고 해서 나아지리란 보장은 없다는 말이지.
뱅크런은 단 하나의 금융기관 문제가 아니야. 전 세계 은행들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도미노 현상은 곳곳에서 이어지게 마련이지. 은행들이 서로 출자하고 파생상품을 만들고 사주기 때문에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거든. 이중 하나가 파산을 한다? 그럼 이 상품을 산 은행이나 돈을 빌린 은행도 여파가 있겠지?
우리나라 특히 부동산 PF가 문제야. 상장 건설사 72곳 대부분이 1년 전보다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었다고 해. 이자를 감당 못하는 한계기업이 ⅓ 수준이고, 현금 부족 등 우려 기업은 18%를 넘어서고 있거든. 문제는 이들이 보증을 섰던 PF 대출과 자산 유동화 증권인데, 한국은행에 따르면 비은행권 전반에서 부동산 PF 대출에 물린 돈이 115조 5천억에 달한다고 해. 미분양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니, 이 상황은 좀 위험하다 생각이 드네.
금융불안 상태가 지속될 때, 우리가 해야 할 현명한 대처
금융위기든 금융불안 상태의 지속이든, 우리가 갖춰야할 태도는 분명합니다. 개인의 예적금과 대출, 투자 상품 등 주요 현금흐름이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또한 금융사와 정부당국의 예방과 대처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먹고 사는 일에 집중하기도 바쁘다면, 핀다레터(구독해주세요!)에서 꼭꼭 씹어드릴테니 소화를 잘 시켜주세요.😆
핀다니까 대출에 대해서 갖춰야 할 태도를 정리해볼게요.
대출을 받을 때는 분명히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만!
월에 갚을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을 적정한 이자율로 빌리기!
시기와 상황에 따라 더 나은 대출이 있을지 플랫폼에서 확인해보기
과거 잘못된 선택으로 여러 대출 계좌를 3개 이상 부담하며 월 이자 부담에 고통을 받는 경우는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하거나 더 좋은 대출이 있는지 플랫폼을 통해 찾아보시기를 권합니다. 또, 쉽고 빠른 카드론 또는 현금서비스 등으로 목적이 불명확한 금액을 최대한으로 받아 두는 행위는 최대한 자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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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3년에 결국 오고야 말 것이라는 금융위기 썰에 대해서 양비론을 다뤄봤습니다. 크고 작은 금융불안은 이어왔지만, 결국 터질 게 터지고야 말았다는 평가를 받는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배경과 특징들을 알아보고 2023년 현황을 살짝 훑어봤는데요.
거시경제 흐름을 관리하는 정부 차원에서의 대응도 중요하지만, 실제 예적금 상품과 대출 상품을 사용하는 개인들의 현명한 선택이 무척 중요합니다.
핀다와 함께 현명한 대출습관을 만들며, 금융불안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만들어봐요.👍
Edit 차수연
Graphic 임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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