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고객이 빌려 간 돈을 잘 갚을 수 있는지를 따져보고 대출 한도를 정해요. 흔히 상환능력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상환능력은 신용평가사가 개별 차주들의 신용도를 숫자로 환산한 신용점수를 기준으로 평가돼요.
이 때문에 대출을 받기에 앞서 자신의 신용점수는 얼마나 되는지, 어떻게 관리해야 점수를 최대한으로 쌓을 수 있는지 등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죠. 그래서 이번 포스트에서는 신용점수와 관련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네 가지를 꼽아봤어요. 🤔
1️⃣ 신용점수, 조회만 해도 떨어질까?
신용 관련 궁금증 1순위는 ‘내 신용점수, 조회만 해도 떨어질까’이에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신용점수를 조회하는 것만으로 신용이 절대, 절대 내려가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오해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과거에는 신용등급을 조회하는 것만으로도 신용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대출을 받는 사람 입장에선 신용 조회를 해봐야 대출할 때의 적정금리를 확인할 수 있는데, 조회했다는 이유만으로 점수가 떨어지는 건 너무나도 불합리하죠.
금융당국은 이런 방식을 2011년 10월 폐지했고, 이후로는 조회만으로 점수가 깎이지 않게 됐어요. 단기간에 신용 점수를 반복 조회하는 것도 신용 등급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마찬가지로 반복 조회하는 것에 대한 불이익도 전혀 없어요!
오히려 금융전문가들은 대출을 받을 거라면 신용평가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자신의 신용점수를 자주 확인할 것을 추천해요. 떨어졌다면 왜 떨어졌는지, 올랐다면 왜 올랐는지 확인해야 신용점수를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요즘은 각종 금융 앱에서 신용점수을 바로 조회할 수 있고, 신용평가사에서 제공하는 시뮬레이션을 이용하면 어떤 항목을 어떻게 개선해야 본인의 신용점수가 올라가는지도 알 수 있어요. 즉, 본인의 신용점수가 떨어졌다면 하락 요인이 부채 때문인지, 연체 때문인지, 신용거래 기간이 짧아서인지 등을 확인해서 바로 대응할 수 있게 된 거죠. 신용점수, 이제 정기적으로 확인해야겠죠?
2️⃣ 신용카드 많이 쓰면 신용점수가 깎일까?
신용카드도 결국은 빚이라는 생각 때문에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 신용도가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이 때문에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만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이것도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에요.
단기간에 너무 여러 개의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않는 한, 대체로 신용카드 사용은 신용점수 하락에 영향을 주지 않아요. 오히려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카드대금을 연체 없이 잘 납부하면 신용점수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신용평가사가 신용도를 평가할 때는 참고 자료로 쓸 만한 금융거래 기록이 있어야 하는데요. 평가사는 신용카드를 한도 내에서 잘 사용하고 잘 갚아나가면 이것도 개인의 상환능력을 엿볼 수 있는 기록이라고 판단해요.
대출도 마찬가지예요. 흔히 대출이 없으면 신용점수가 높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대출을 한 뒤 연체 없이 잘 갚으면 은행이 ‘아, 이 사람은 빌려주면 잘 갚는 사람’이라고 여겨 신용점수가 올라가요. 그래서 전문가들은 금융거래가 너무 없다면 오히려 신용카드를 한도 내에서 잘 사용하고 잘 갚아나가라고 조언해요. 다만, 사용한 기간이 길수록 신용점수에 긍정적이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정리한다면 가장 최근에 만든 카드를 없애는 편이 나아요.
주의할 점도 있어요. 신용평가사는 신용카드 한도의 30% 정도만 사용하는 차주를 가장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는데요, 이 때문에 한 개의 카드로만 큰 금액을 사용하고 있다면 다른 카드로 분산하거나 한도를 늘려 사용 비율을 낮추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또, 카드 대금을 나눠 갚는 리볼빙이나 분할납부는 피하는 것이 좋고, 특히 카드론보다 금리가 낮은 대출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신용점수 하락을 막는 팁이에요.
3️⃣ 대출을 일부 중도상환하면 신용이 올라가나?
신용점수에 영향을 주는 건 금액보다 대출의 개수인데요. 즉, 대출 일부 금액만 상환하는 경우는 신용점수를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아요. 만약 대출이 여러 개라면 소액이라도 먼저 갚아서 건수를 줄이는 게 점수 상향에는 훨씬 도움이 되는 거죠. 예를 들어 5천만 원짜리 대출과 1천만 원짜리 대출이 있을 경우, 5천만 원짜리 대출을 일부 상환하는 것보다는 1천만 원짜리 대출을 먼저 상환하고 하나만 남겨놓는 게 신용점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또, 대출이 오래될수록 신용도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금액이 큰 대출보다는 오래된 대출부터 갚는 게 유리해요. 대출금리 역시 신용점수에 영향을 줘요. 금리순으로 비교해보면, 1금융권이 가장 금리가 낮고, 2금융권, 3금융권 순인데요, 각각의 금융권에서 대출을 모두 가지고 있다면 금리가 높은 3금융권부터 갚는 것이 신용등급을 올리는 방법이죠.
대출금 상환에는 획일적으로 정해진 공식이 있는 것이 아니에요. 연체 이력이 있는지, 언제 어디서 대출을 받았는지에 따라 신용점수 회복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신용평가사나 금융기관에서 제공하는 신용점수 분석 서비스를 통해 상환 전략을 세워보는 것이 좋아요.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에서 제공하는 '여윳돈 계산기'를 사용해 보면 여윳돈이 생겼을 때 어떤 대출을 먼저 갚아야 유리한지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잘 갚을수록 잘 빌릴 수 있어요. 나에게 더 유리한 대출을 찾는 방법, 생각보다 간단하죠?
4️⃣ 신용점수만 있는데 신용등급은 없어진 건가?
2021년부터 모든 금융권에서 신용등급제가 폐지되고 신용점수제가 도입됐어요. 신용등급제는 개인의 신용도를 1등급(최상)~10등급(최하)으로 분류하고 등급에 따라 대출한도를 설정했는데요. 통상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적어도 6등급은 나와야 가능했죠. 이 때문에 아쉬운 점수 차로 6등급에서 떨어져 7등급을 받으면, 1금융권이 아닌 2금융권을 이용해야 했어요.
2021년도부터 도입된 신용점수제는 1,000점을 만점으로 매겨져요. 모든 신용을 1점 단위로 환산하는 방식을 쓰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정밀하게 개인의 신용도를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아쉽게 6등급에서 7등급으로 떨어져 더 좋은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없는 안타까운 경우를 피할 수 있게 된 것이에요. 그렇지만 신용점수제에서도 1점 차이로 대출한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어요. 이럴 땐, 신용점수 올리는 꿀팁을 참고해 최대한 올려봐야겠죠.
또, 신용평가사마다 신용점수를 산정하는 방식이 다르고, 금융기관마다 대출한도를 결정하는 점수 기준이 신용평가사에 따라 달라지니, 대출하기 전에 자신에게 유리한 신용평가사가 어딘지, 내 점수에 더 유리한 대출을 제공하는 곳은 어딘지 꼼꼼히 비교해 보고 선택하는 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