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시일 내로 이사를 준비하시는 분들, 또는 새로 주택을 구입하시려는 분들… 요즘 금리가 심상치 않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평균 5~6%, 신용대출은 연평균 5%를 달려간다는데, 심지어 전세대출 금리까지 모두 올랐다고 합니다. 그런데 ‘금리가 올라서 문제다, 큰일이다’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지, 대체 왜 문제인지 그 구조가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금리를 쉽게 설명해볼게요.
개념은 ‘돈의 가격(이자율)’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A라는 사람과 B라는 사람이 C라는 사람을 중간에 두고 거래를 한다고 예를 들어 볼게요.
A가 100원을 C에게 맡기고 B는 C에게 100원을 빌리는 거예요. C는 A가 맡긴 100원이 있으니 B에게 빌려줄 수 있겠죠. 이 셋의 전재산은 100원이에요. 다만, 일정 시일이 지나면 B가 100원을 갚을 때 ‘빌린 돈에 대한 대가’를 추가로 내야 해요. 왜냐면 A가 그냥 돈을 맡긴 게 아니거든요. 이때 결국 플러스 알파 금액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게 바로 [이자]예요.
이러한 이자는 그 해에 결정된 이율(%)에 따라 1원이 될 수도, 2원이 될 수도 있어요. 바로 이 ‘이율’이 금리입니다. 이 도식을 현실세계에 적용해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중개기관(C)인 은행에 예적금을 넣고, 대출을 받는 등 현금 흐름을 이루고 있는 것인데요. 빌려주고 빌리는 사람들 사이에 적정 이율, 즉 대가와 혜택을 잘 정해야 갑작스러운 금융 위기를 막을 수 있습니다.
금리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경제의 거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에요.
물가에서부터 실업률, 통화량, 환율, 수출, 수입까지 국가 경제에 전방위적인 영향이 있기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과 동결, 하락을 신중히 결정하는 거죠.
여러분은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그동안 예적금 통장에 돈을 맡겨둬도 코딱지만한 이자율에 한숨만 푹푹 내쉬었는데, 대출을 받으려 보니, 이젠 금리가 너무 높은 거 아니냐”고.
맞아요. 최근까지는 역대 최저금리였던 0.5%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었죠. 이유는 전세계적인 경제난 때문이에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유행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인하했죠. 그렇게 1년 이상 0.5%를 유지하다가 지난 8월 0.75%로 올린 후 3개월만에 1%대 금리로 높였죠. 원래 금리는 이렇게 조금씩 올리고 내리는 게 일상다반사일 수도 있지만, 이번엔 얘기가 다르죠. 미국발 금리인상 시그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에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달 테이퍼링(Tapering)에 본격 시동을 걸며, 내년엔 본격적으로 금리가 높아질 것을 시사했어요. 미국 연준에서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 전세계적으로 돈의 파워는 더욱 강해질 거예요. 그동안 돈이 흩뿌려지듯 많이 공급됐거든요.
*여기서 잠깐! 테이퍼링(Tapering)이 뭔가요?
테이퍼링은 ‘가늘게 하다’라는 뜻의 단어인데요, 연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입니다. 그동안 콸콸 틀었던 현금 수도꼭지를 틀어막아서 물줄기를 가늘게 하겠다는 은유로 활용돼요. 그동안 자산매입을 통해 은행과 미국 정부의 채권을 구매했던 연준이, 이제 더이상 구매 안 할래! 라고 외친 거예요. 그럼 정부와 은행은 돈이 부족해지겠죠?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도 이제 stop 된다는 의미죠. 시중에 쏟아지던 현금이 뚝 끊기니, 이제 돈의 가격은 더 올라갈 거예요. 즉, 금리가 오른다는 거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금껏 ‘영혼을 끌어모아’ 집을 구매하거나 전세대출을 받았던 분들의 마음이 복잡해지고 있어요. 이번 기회에 큰맘먹고 내집마련을 하신 분들 중, 대출을 받을 당시에는 조금이라도 더 낮은 ‘변동금리’로 선택한 분들이 앞으로 금리가 오를텐데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하나 고민이 깊을 거고요. 전세대출을 받으신 분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부분적인 상품만 ‘원금 분할 상환’을 시작한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전체 은행에 적용되는 게 아닌가 불안감이 깊으실 거예요.
잠깐, 영혼을 끌어모아 집을 구매한 이들이 정말 많나요?
그런 것 같습니다. 지난달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조선일보에서 기사로 풀어 썼는데요. 2020년에 퇴직연금을 중간에 받은 이들이 7만명이 넘었다고 하네요. 7만명이 대체 어느 정도의 수치인지, 가늠이 잘 안 되실텐데요. 불과 4년 전인 2016년에는 4만명 수준이었는데,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니 엄청나게 많은 분들이 퇴직금을 중간에 받았다고 볼 수 있죠.
그렇다면 이 분들은 대체 왜 퇴직금을 먼저 받은 걸까요?
전체의 62.3%가 ‘부동산 구입’을 위해 인출됐는데요, 특히 40·50 연령대가 부동산 문제로 중도인출한 총액은 2016년 3720억원에서 작년엔 1조37억원으로 3배 늘었다고 합니다. 더욱이 40·50대가 ‘생활고’ 때문에 중도인출한 퇴직금도 2016년 3729억원에서 2020년 6703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고 하네요.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생활고가 걱정되는 이들, 초저금리 시대에 갈 곳을 잃은 돈을 내집마련에 쏟아낸 이들. 우리 모두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렇듯 코로나 시대는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어요. 다음 편에서는 우리 일상에서 달라지게 된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볼게요. 참, DSR(총부채상환비율)도 들어보셨을텐데… 이 역시도 깊게 들여다 봐야겠죠?
> 고정금리 vs 변동금리, 무엇이 나을까? (기준금리 인상 총정리 2편)편에서 또 만나요. 궁금한 이야기가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셔도 좋습니다. 또 열심히 공부해서 알려 드릴게요!